한국에서 유독 인기가 많다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나도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을 열정적으로 읽은 적이 있었고, 요새는 좀 시들해졌지만 아직도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꼽는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류의 책을 제외하고, 내가 읽었던 그의 책에 대해 간단한 리뷰를 남겨본다.



내가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1. 뇌


내가 처음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다. 고등학교 무렵에 읽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스토리를 이어가는 2단 구성과 작가의 과학적 상상력에 흠뻑 빠졌다. 뇌를 기점으로 나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사랑(?)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뇌 뿐만 아니라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의 특징은 1) 과학적으로 나름 타당한 논리를 가진다(물론 완벽하진 않음), 2) 뒷이야기를 예상할 수 잇는 뻔한 구성이 아니다, 3) 성적인 요소가 조금씩 들어간다 정도가 있다. 뇌에서 이러한 특징들을 잘 나타내고 있다.



내가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2. 나무 1, 2


나무는 다른 소설들과 다르게, 장편이 아니라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여기서는 과학적 검증 이런 내용보다는 순수한 상상력을 볼 수 있는데, 상상력이 부족한 나로써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후 나무2가 나와서 읽어봤었는데, 나무1이나 다른 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낌이 달라 찾아보니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팬이나 독자들이 쓴 것들을 모은 책이라고 한다. 뭐 나름 신선한 느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무1편이 2편보다 낫다.



내가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3.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중 최고의 걸작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해리포터 시리즈와 함께 나의 BEST 소설이다. 뇌의 뒷표지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민머리를 볼 수 있는데, 개미의 뒷표지에는 머리가 있어 작가에 대한 동정도 약간 느꼈다. 아무튼 말이 필요 없는 소설이다, 혹시 아직 읽지 않았다면 꼭 읽어보길.



내가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4. 아버지들의 아버지


'미싱 링크' 라는 개념을 가지고 풀어나가는 소설이다. 후반부에서 나름 감동도 주고, 전체적으로도 흥미를 이끌기에 충분하긴 했지만, 다른 책에 비해서는 임팩트가 좀 약간 편이다.



내가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5. 타나토노트


그의 소설을 보면 주인공의 이름이 겹치거나, 심지어 동일 인물인 경우가 많다. 특히 타나토노트 - 천사들의 제국 - 신 3개는 각각 독립된 스토리가 있으면서도 이어지는 시리즈라고 한다. 나는 천사들의 제국은 스킵하고 바로 타나토노트 - 신을 읽었지만,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타나토노트는 인간의 죽음과 영혼을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내가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6. 파피용


나무 2를 읽었을 때는 약간 실망스러운 정도였다면, 파피용에서는 절망을 했다. 내가 원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으면 밤을 새다시피 해서 읽는데, 파피용을 읽으면서는 수도 없이 졸았다. 이게 대체 같은 작가가 쓴 책이 맞나 싶을 정도라 찾아보니 번역자가 다르다. 이 소설 스토리 자체는 흥미롭다고 생각하는데, 새삼 번역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내가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7. 신


신은 굉장히 호불호가 갈릴 만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극후반부를 제외하고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 타나토노트 - 천사들의 제국에 이어 '신'의 역할을 부여받은 인간의 영혼들이, 신 수업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극후반부까지 읽고 나서는, 개인적으로는 이 사람의 책을 더 이상 읽지 말까 고민까지 했었지만, 이건 사람마다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8. 웃음


'웃음'은 주제 자체는 정말 신선하고 좋다. 그러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이제는 앞의 다른 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약간은 식상하게 느껴졌다. 제목 그대로 '웃음'의 기원과 궁극적인 웃음을 찾아나가는 스토리이다.



내가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9. 인간


[인간]은 소설이 아니라 희곡이다. 연극의 토대가 되는 대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주제나 스토리 자체는 내 상상력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뻔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희곡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인간'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해 볼만한 책이다. 


[인간] 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리뷰는 예전에 포스팅 한 바가 있으니 참고..

http://nota.tistory.com/80





이 외에도 제3인류, 천사들의제국, 카산드라의거울, 파라다이스 등의 책이 있는데, 이 책들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신작이 나오면 다시 읽어볼 의향은 있으나, 한 사람의 소설을 너무 많이 읽어서인지 처음에 개미나 뇌를 읽었을 때의 머릿속을 강타하는 듯한 임팩트를 받지는 못한다. 


하지만 과학적인 호기심이 많은 공대생이나, 평소 망상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몇 권쯤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행동경제학' 을 읽고 나서 머리가 좀 무거워진 것 같아, 가볍게 읽기 위해 '삼국지 경영학' 을 읽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래저래 알게 된 지식(?)들이 있어서 그런지 정말 쉽게 읽을 수 있던 책이었다. 참고로, 최근에 네이버 웹툰 중 최훈 작가의 '삼국전투기' 도 소설과 정사 등이 적절히 분석/해설되어 있어,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 나오긴 했지만, 이를 '경영자'로서의 평가에 초점을 맞춘 해석들은 모두 흥미롭다.



삼국지 경영학 1. 위대한 CEO 조조


삼국지는 어렸을 적부터 많은 경로를 통해 접해왔다. 이문열의 소설 삼국지부터 해서 60권짜리 만화 삼국지, TV에서 해주던 삼국지 만화 등... 그런데 대부분의 소설/만화에서는 유비를 주인공으로, 조조는 유비에 맞서는 악의 역할로 나온다. 그러나 실제 정사에서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조조를 가장 위대한 CEO 라고 칭한다.


조조는 가끔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하나, 본인의 능력 자체도 매우 뛰어나며 인재 등용에도 힘썼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가를 받쳐주는 '시스템'을 굳건히 하여 결국 후대에서는 위나라가 삼국을 통일하게 된다. 조조의 위대함에 대한 많은 에피소드들이 나오는데, 사실 조조편을 보며 정말 위대한 CEO였구나 라는 생각은 들지만, 과연 이러한 조조의 능력에 의한 업적들을 나도 행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었다.



삼국지 경영학 2. 불가사의한 매력의 유비


조조, 손권도 마찬가지지만 유비의 가장 큰 장점은 좋은 인재를 거둔다는 점이다. 제갈공명을 영입하기 위한 삼고초려 이야기는 삼국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알 만큼 유명하다. 그만큼 유비도 인재 등용을 위해 힘썼지만, 이는 단순히 정성을 쏟아서만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유비의 불가사의한 매력에 이끌려 유비를 따르게 된 인재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유비는 큰 그릇을 가지고 본인의 부족한 능력을 수하 인재들을 통해 메꾸며 대의를 위해 힘썼다. 하지만 결국 유비의 가장 큰 매력인 '정' 때문에 한나라를 번창시키지 못하고 실패하게 된다. 이러한 점은 좀 인간적으로 보이지만, 삼국지 관련 모든 이야기에서 유비의 매력이 무엇인지 꼬집어 설명하지 못하듯이 타고난 매력은 내가 배울 수 있는 점은 아닌 것 같다.



삼국지 경영학 3. 수성의 대가 손권


이 책을 보며 의외의 수확을 얻었는데, 그것은 손권에 대한 재평가이다. 손권은 그저 유비 vs 조조 구도를 뒷받침하는 인물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 책에서는 손권을 '수성의 대가' 라고 평한다. 손견/손책에 이어 기업을 물려받아 이를 잘 지켰던 CEO인 것이다. 나는 이러한 점 보다는, 손권의 경영 방식에 흥미를 느꼈다.


조조의 경우 본인 자체가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고, 유비의 경우도 타고난 아우라를 가지고 있지만, 손권은 충분히 보고 배울만한 경영을 많이 펼쳤다. 인재를 잘 등용하고 한 번 맡긴 일에 대해서는 잘 밀어주는 것이나, 감정적이지만 그에 너무 치우치지 않게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 그리고 일반인(?)의 범주에 있는 사람이 CEO를 하게 될 때 바람직한 CEO의 자세 등이 그것들이다.


그리고 유비와 조조 쪽 스토리와 인재들에 대하여만 잘 알고 있던 나에게 오나라의 여러 에피소드들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포인트였다.



책의 전반적인 평점은 3.5점 정도. 내용 자체도 재미있고, 교훈도 있지만, 무언가 엄청 새롭거나 구체적인 지식을 얻기에는 조금 애매한, 딱 자기계발서 정도의 책인 것 같다.




삼국지 경영학

저자
최우석 지음
출판사
을유문화사 | 2010 출간
카테고리
삼국지 경영학
책소개
[표지] 접힌자국(앞등) 조금, 띠지는 없음 [옆면] 손때 조금...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어제 간만에 영화를 봤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라는 영화인데, 영화를 보고야 리메이크된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작의 주연은 고 최진실, 박중훈 씨고, 리메이크작의 주연은 신민아, 조정석 씨다. 원작도 분명 재미있을 것 같지만, 리메이크작 자체도 잘 만들어진 영화인 것 같다.

우선 영화 내내 조정석의 연기가 압권이었다. 능청스러우면서도 현실적이고, 웃기면서도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사실 조정석이라는 배우에 대해 잘 몰랐는데, 웃을 때 약간 김재원 느낌이 나면서도 현실적인(?) 외모가 좋았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보며 신민아의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신민아 자체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사랑스러운, 때로는 얄미운, 그리고 간드러지는 표정과 목소리가 조정석의 연기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는 엄청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눈물을 쏙 빼놓을 만큼의 감동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연기력으로 승부를 보겠다, 혹은 주연 배우의 인기도로 승부를 보겠다 하는 영화도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며 재미와 감동을 느꼈던 것은, 실제 연인/부부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 같은 현실성이었다. 

주연들이 알콩달콩 연애와 신혼 생활을 하는 모습은 실제 연애하는 커플들을 보는 것과 같이, 혹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는 부끄러운 내 연애 모습을 들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현실적이었다. 그리고 부부가 되어 이런저런 일들로 싸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싸우는 배경과 이유와 상황들이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주변의 커플들의 다툰 이야기를 듣다보면 유치하게 들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유치한 싸움이 내 연애에 들어오면 굉장히 심각한 감정 다툼이 되고, 이 다툼의 원인은 대부분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이다. 이런 상황을 영화에서 상당히 현실감 있게 잘 그려놔서 감정이입도 잘 되고, 새삼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볼만한 계기가 된 것 같다.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총평은, '가볍게 웃으며 보기 정말 좋은 영화' 정도. 엄청난 명작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영화비가 아깝지 않은 재미있는 영화였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2014)

7.3
감독
임찬상
출연
조정석, 신민아, 윤정희, 배성우, 이시언
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111 분 | 2014-10-08
글쓴이 평점  



이번에 읽은 책은 도모노 노리오의 행동경제학이다. 친구들과 각자 열흘에 한 권씩 책을 읽는 독서모임을 하고 있는데, 내가 이번에 고른 도서는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것이 내 독서 시간의 대부분인데, 지하철에서 10~20분씩 읽을만큼 가벼운 책은 아니었다.



행동경제학이란?


책의 초반부에는 행동경제학이 어떻게 생겨난 학문인가에 대해 다룬다. 전통적인 주류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인간은 합리적인 인간으로, 모든 판단과 결정을 합리적으로 한다. 그리고 자신이 선호하는 것이 명확하다. 그러나 현실 속의 인간은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으며, 선호하는 것도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이에 주류 경제학에 심리학을 도입하여 이러한 '합리적 인간'을 부정하는 학문이 행동경제학이다.



휴리스틱과 바이아스


이 책의 전반에 걸쳐 가장 많이 나오는 용어가 휴리스틱(Heuristic)과 바이아스(Bias)다. 휴리스틱은 인간이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사용되는 판단 기준 혹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바이아스는 이에 따라 생기는 편향이다. 일반적으로 휴리스틱은 인간이 판단을 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을 주지만, 경우에 따라 바이아스가 생기는 경우도 많이 있으며, 이것이 바로 행동경제학이라는 학문이 필요한 결정적인 이유이다.


휴리스틱과 바이아스은 많은 종류가 있고 이 책에서 예시도 많이 다룬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준점과 조정 이라는 휴리스틱인데, 최종 예측치가 초기 기준점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희망소매가격과 실제 판매가격에 따라 비싸다고 느끼는 정도가 다른 것이 예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프로스펙트 이론


프로스펙트 이론은 '사람은 변화에 반응한다' 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같은 조건에서도 상황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가치함수, 확률가중함수의 식과 그래프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너무 수학적인 내용이라 생략... 


프로스펙트 이론 내에서도 여러 특징과 성질들이 있는데, 통틀어 예시를 들어보자면 연봉이 많았다가 줄어드는 경우와 적었다가 많아지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어떤 일이 발생할 확률이 낮을 때는 이익에 대한 리스크를 추구하는 대신 손실에 있어서는 리스크를 회피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또한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더 높은 가치로 책정한다는 '보유효과'도 프로스펙트 이론의 한 예시이다.



프레이밍 효과


프레이밍 효과는 인간의 선택이, 질문의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설문조사를 할 때 이런 현상이 많이 발생하는데, 같은 80%의 확률이라도 이 80% 사건에 대해 언급을 하느냐, 20% 사건에 대해 언급을 하느냐에 따라 질문자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행동경제학은 현재도 많은 발전이 있는 학문이며, 여러 정책이나 전략에 적용할 여지가 많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학문이라고 저자는 결론을 내린다. 행동경제학을 읽으며 마치 학교에서 개론 수업을 듣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기존에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행동경제학에 대해 좀 더 가볍게 다룬 책이 읽으면 읽어봐야겠다.



친구의 추천을 받아 읽게 된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저자가 매우 모호한 입장이나 주장을 하면 그 책을 읽은 후 얻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 책이 에세이나 소설이 아니라, 특정 분야에 대한 글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 책은 -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 매우 일관적이고 주장이 뚜렷하다. 책 둘레에 보면 '나는 편견으로 가득 찬 책을 쓰고 싶었다' 라는 문구가 있는데, 편견이라는 말이 약간 자극적이긴 하지만 정말 그러한 책이다.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은 아래와 같이 크게 3가지 파트로 나뉘어있다.

1. 경제학 프리즘으로 세상 바라보기

2. 후회 없는 인생 설계하기

3. 전략적 또는 철학적으로 자기 계발하기

각 파트를 읽으며 인상깊었던 내용들을 간략하게나마 적어본다.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1. 경제학 프리즘으로 세상 바라보기


철저히 경제학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세상의 각종 현상이나 사건들을 분석하는 파트이다. 이 파트에서는 자본주의, 범죄, 정치부터 시작하여 등록금 문제나, 어떤 김밥집에 이르기까지, 평소에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법한 문제에 대해 다룬다. 뒤의 파트들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어떤 사안을 다룰 때 윤리나 도덕적인 관점은 고려는 하되, 판단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파트 초반에 '차별과 불평등의 경제학' 이라는 소제로 '왜 차별 없는 세상이 더 불평등할까?' 에 대해 다룬다. 과거에는 흑인이나 여자, 그리고 계급에 따른 차별이 있었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서며 이러한 선천적인 요소들에 대한 차별이 없어졌거나, 사라져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것이 진정 차별 없는 세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논리이다. 우선 개인의 능력으로 부를 모으는 속도보다 자본이 부를 모으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부모의 자산에 의해 인생의 많은 것이 결정된다. 그리고 뛰어난 머리, 운동신경 등 선천적인 재능들로 인해 또 다른 차별이 생긴다. 물론 이러한 부분들은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선천적인 차이를 무시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이렇게 새로 생겨난 차별이라 부르지 않는 차별 때문에 더 불평등한 세상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교육의 불평등이나, 글로벌 시대와 교육 등 교육에 대한 부분도 많이 나오는데, 이는 파트2에서 더욱 많이 다루고 있다.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2. 후회 없는 인생 설계하기

 

이 파트에서는 한 개인이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여러 사안을 경제학이라는 프레임으로 검토한다. 예를 들어 결혼의 경우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포장을 하지만, 결국 배우자와 자신의 가치가 동일하거나 비슷할 때 결혼이 성사된다고 한다. 같은 논리로 상대의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은, 내게 유리한 결혼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부모는 당사자들의 감정을 깊이있게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겉으로 보이는 가치만을 가지고 판단을 하게 되는데, 결혼이 두 사람의 가치가 비슷할 때 성사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부모님의 결정이 더 객관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교육에 대한 내용도 꽤 여러 부분에서 다룬다. 부모가 자식을 교육하는 방법에 대한 많은 이론들이 있는데, 결국 부모가 자식을 어떻게 가르치냐 보다는 부모가 어떤 사람이냐가 자식에게 훨씬 더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집에서 TV를 보게 하지 않더라도 부모님이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결국 자식이 책을 보게 하려는 노력은 무사가 되고, 굳이 제재를 하지 않더라도 부모가 독서를 많이 한다면 자식도 독서를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직업의 선택에 대한 내용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인가 혹은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해, 저자는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옳다고 단정짓는다. 이런 고민을 할 때 최대한 객관적으로 자신이 이 일을 정말 좋아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하는데, 만약 객관적으로 그 일을 좋아한다면 이미 그 고민을 하는 시점에서는 그 일을 어느 정도 잘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논리의 비약이 있을 수는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3. 전략적 또는 철학적으로 자기 계발하기


마지막 파트에서는 자기 계발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개인적으로 파트 1은 세상에 일어나는 이런저런 현상들을 '경제학' 이라는 프레임만 가지고 풀어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파트 2도 마찬가지로 개인의 인생에 대해 경제학적으로 생각하여 고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파트 3은 파트 1,2에 비해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내용 중 '인생은 한 방'이다?' 라는 내용이 나온다. 사람들이 우스갯 소리(혹은 진지하게) 인생은 한 방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런데 저자는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 '한 방'은 대부분 존재한다고 한다. 다만 이 한 방은 정말 아무런 준비도 없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계속하여 준비하는 기간을 거쳐 온다고 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 종류의 실력이나 결과는 노력에 정비례하여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계단 형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충고의 법칙' 이라고 하여, 주변 사람에게 조언을 할 때는 들을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만 하라고 한다. 같은 조언이라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나 방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시로 들어준 것으로, 한 워킹맘이 트위터에서 자신의 자식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해 고민이라고 말을 하자, 혜민 스님이 '아침 6시부터 자식과 함께 시간을 보내세요' 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그 이후 혜민 스님은 한동안 트위터에서 많은 원성을 샀다고 한다. 사람들이 혜민 스님에게 원성을 보낸 이유는, 혜민 스님이 여자도 아니고 아이를 기른 적도 없어서라고 한다. 하지만 사실 그 조언이 가장 현실적이면서 필요한 조언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책에 밑줄까지 그으며 읽었지만, 책을 보지 않은 상태로 쓰다보니 다소 내용이 산만한데, 아무튼 경제학에 꼭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이 책은 읽을만한 책인 것 같다. 추천!

 


 

엇그제 iOS8로 업데이트를 하고, 조금 사용해보고 나서, 지극히 주관적인 사용기를 남길까 한다. 애플 홈페이지나 새로 생긴 Tip 이라는 어플리케이션 내에는 수많은 기능들과 디테일한 변화를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로 사용하면서 느끼는 변화는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iOS8 기능 1. 알림센터의 변화


  


알림센터의 화면과 기능이 추가되었다. 마치 안드로이드의 위젯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기능인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편리함을 느끼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각종 앱들에서 이를 활용한 기능을 업데이트 한다면 매우 편리해질 여지가 있는 것 같다. 아직 이를 활용한 앱이 많지는 않지만, 그보다 가장 불편한 것은 알림센터 상단의 '오늘'과 '알림' 탭이다. '오늘' 탭을 보면 내가 설정한 것들이 잘 나와서 편하지만, '알림' 탭을 보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잠금화면에서 알림센터를 보면 자동으로 '알림' 탭만 보게 되어있고, 이어서 잠금해제 후 다시 알림센터를 열어보면 자동으로 '알림' 탭이 선택된 채로 나온다. 그래서 결국 알림센터를 열고 - '오늘' 탭을 선택한 후 사용해야 한다.


아직 불편한 점은 많지만, 안드로이드의 '위젯'을 겨냥한 것 같은, 매우 가능성이 많은 기능이다.



iOS8 기능 2. 멀티태스팅 화면의 변화



홈 버튼을 더블클릭(?) 하면 나오는 멀티태스킹 화면이 바뀌었다. 상단에 즐겨찾기와 최근 사용 연락처가 표시된다. 다른 앱을 사용하다가 굳이 전화 앱을 켜지 않아도 바로 통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 것 같으나, 나는 전화 앱을 홈화면 하단에 넣어두었기 때문에 멀티태스킹 화면에서 통화를 사용해보진 않았다.



iOS8 기능 3. 키보드 자동 완성 기능



키보드에 자동 완성 기능이 추가되었다. 안드로이드에서도 봤던 기능인데, 아쉽게도 한글은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짧은 영어로 몇 마디 쳐보면 꽤 정확하게 단어를 추천해준다. 그래서 보통 영어로 문장을 입력하면 단어를 절반 정도만 쳐도 바로바로 입력이 가능하다. 한글의 경우 영어랑 구조도 다르고, 여러가지로 구현이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안드로이드에서 사용하는 것을 보면 조만간 구현되지 않을까 싶다.



iOS8 기능 4. 메시지 빠른 답장 기능


알림센터나, 잠금화면에서 메시지 빠른 답장 기능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대부분의 경우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SMS는 거의 사용하지 않아 이 역시 사용해보기 쉽지 않은 기능... SMS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편리하게 느낄 것 같다.




iOS8 기능 5. 카메라 타이머 기능 추가!


기본 카메라 앱에 드디어 타이머 기능이 추가되었다. 연사 기능도 생겼다고 하는데, 이런 기능들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기본 카메라 앱에 타이머 기능이 추가된 것은 매우 좋다. 요새는 기본 카메라 앱 보다는 캔디카메라와 같은 타 앱을 많이 사용하기는 하지만, 여행을 가서 셀카봉을 이용한 셀카들을 찍을 때 기본 카메라 앱을 사용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제는 기본 카메라 앱을 이용해 셀카봉 촬영 가능!



iOS8 기능 6. Health, Tip 앱 추가



iOS8로 업데이트를 하자, Health와 Tip이라는 앱이 추가되었다. Health는 아이폰에서 기록하고 있는 건강상태에 대한 모든 정보가 기록 되어있다. 하지만 이 상태로는 정보를 쉽게 보기 쉽지 않고, Moves나 Fitbit과 같이 정보를 가공하여 보여주는 앱들이 필요할 것 같다. 기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기록하고 제공하니, 이런 정보를 사용하는 앱들의 업데이트가 기대된다.



iOS8 기능 7. Siri로 음악 찾기


Siri로 음악을 찾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Siri가 처음 나왔을 때는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 'Wake me up at 7 a.m.' 처럼 짧은 영어로 Siri를 써보고는, 한글 지원하면 다시 써봐야지 했는데.. 어느새 한글지원도 하고, 이제는 한글을 꽤 잘 인식한다고 한다. 지금 들리는 음악이 어떤 음악이지를 알아보려면 네이버 앱을 켜야했는데, 이제는 굳이 네이버 앱을 켜지 않아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iOS8 기능 8. App Store 가족 공유



iTunes 계정을 가족으로 등록하면 내가 받은 앱들을 가족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사실 기기에서 다른 사람의 iTunes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그 사람이 받은 앱을 받을 수는 있었는데, 이렇게 되면 업데이트 할 때 그 계정으로 다시 로그인해야하는 등 불편함이 좀 있었다. 이러한 기능을 양성화 시킨 것 같은데, 미국의 경우 가족끼리 아이폰을 쓴다면 그 사람이 안드로이드로 이탈하기 쉽지 않게 될 것 같다.



iOS8 업데이트 총평


위에 적은 기능들 외에도 오디오 메시지 보내기, 사진 앨범 기능 변화, iCloud Drive 등 많은 기능들이 추가되었다. 세부 기능들은 엠스블로그님의 'iOS8 정식버전 업데이트, 새로운 기능 59가지' 에 상세히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iOS8로 업데이트를 해보니 실제로 이런저런 기능이 많이 추가되었고 내가 평소 사용하는 기능들에도 꽤 영향을 주게 되었지만, 아직은 불편한 점들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iOS8 업데이트에 맞추어 주요 앱들이 업데이트를 하기 시작하면 안드로이드의 부러웠던 기능들을 iOS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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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리뷰] 폰요금줄이는어플 - 폰플(Ponple)  (0) 2012.09.09

지난 주말 드디어 Begin again을 보고 왔다. 전작이 Once인 존 카니 감독의 영화인데, Once를 감명깊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다가 Maroon5의 메인보컬이 주연으로 나온다 하여, 매우 기대를 하며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로써 정말 폭풍 재미or감동을 느낀 것은 아니지만,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그럭저럭 볼 만한 영화였다. 그러나 영화에 나오는 OST들이 워낙 좋아서 추천할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트레일러 영상을 보는 것이 가장 이 영화를 소개하기 좋은 것 같아 유투브 영상을 감상하시길





이 영화에는 크게 3명의 주인공이 나오는데, 키이타 나이틀리(그레타 역), 마크 러팔로(댄 역), 애덤 리바인(데이브 역)이 주인공들이다. 'Begin Again' 이라는 제목은 이 주인공들이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해있었지만, 음악을 통해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최소한 겉으로 드러나는 의미는 그렇지만, 숨은 의도가 있을 수도...



그레타는 데이브와의 사랑에 실패 후 실의에 빠져있다가 음악을 통해 다시 일어나게 되고, 댄은 한 때 잘 나가던 음반 프로듀서였지만 일과 가정을 지키지 못하며 전전긍긍하다 그레타와의 만남을 통해 음악을 하며 다시 일어나게 된다. 데이브의 경우 진정한 사랑에 대해 깨닳으며 뭔가 begin again 할듯말듯 하면서도 그런 모습이 명확히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영화 극초반에 그레타를 보았을 때는 생각보다 예쁘지 않아서 실망했지만(?), 기타를 잡고 노래를 부르는 순간 바로 매력적인 여주인공으로 탈바꿈한다. 그리고 영화 내내 보이는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이 주인공을 더욱 더 예뻐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는듯 하다. 



영화를 보며 아쉬웠던 점 하나는 데이브에 대한 것이다. 영화에 나온 모습만 봤을 때는 가수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연기력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지만, 주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만 많이 나오긴 했다. 그래서 그런지, 데이브에 대한 스토리가 끝맺음되지 않은 느낌이 계속해서 들었다. 



그 다음 아쉬웠던 점은, 그레타와 댄의 러브라인이다. 음악을 통해 계속해서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 싶었는데, 중간중간 썸을 타고 뭔가 일어날 것만 같은 암시 장면이 자꾸 나왔다. 그레타의 집(사실 친구의 집)으로 둘이 들어갔을 때 흐르는 미묘한 기류라든지, 하루 종일 데이트를 하는 모습이라든지.. 그러나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만약 둘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면 또 가정의 행복을 찾아가는 댄의 입장에서는 Begin again이 되지 못해 모순이 있을 수 있으나, 그럴거면 아예 이런 기류가 흐르지 않도록 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리고 영화 중간 중간에 와닿는 대사들이 몇 있었다. 그 중 댄이 말한 "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지극히 따분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의미를 갖게 되잖아. 이런 평범함도 어느 순간 갑자기 진주처럼 아름답게 빛나거든. 그게 바로 음악이야." 라는 대사가 있었다. '어바웃 타임' 이라는 영화에서 일상의 행복에 대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물론 주제가 다르니 어바웃 타임보다는 훨씬 약했지만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 내내 무언가에 열중하는 사람의 모습, 특히 음악에 열중하는 사람의 모습이 정말 멋져보였고 부러웠다. 무언가에 열정을 쏟는 사람은 항상 멋지다. 그중에서도 음악에 열정을 쏟는 사람은 더더욱 드라마틱하게 멋져보이고, 영화의 특성상 이것이 더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 같다. 나도 어렸을 때는 피아노도 치고, 대학교 1학년 때는 기타도 열심히 쳤지만 그냥 악기를 연주했을 뿐이지, 정말 음악에 심취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에게 음악을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재능이 조금 더 있으면 좋겠다 하는 아쉬움과 함께 영화 속 주인공들에 대한 부러움이 영화 내내 느껴졌다.


이 영화의 백미인 OST 링크를 아래에 걸어둔다(물론 공짜로 들을 수는 없다).

Begin Again OST - http://music.bugs.co.kr/album/439893


그리고 관련하여 허핑턴포스트에 올라온 재미있는 기사도 함께 링크를 걸어둔다.

'비긴 어게인'을 본 당신이 궁금해하는 9가지 - http://www.huffingtonpost.kr/2014/09/11/story_n_5802140.html





비긴 어게인 (2014)

Begin Again 
8.9
감독
존 카니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애덤 리바인, 헤일리 스타인펠드, 제임스 코덴
정보
로맨스/멜로 | 미국 | 104 분 | 2014-08-13
글쓴이 평점  


최근 서점에 가보면 '더 잡'이나 '빅 픽쳐', '파이브 데이즈' 등 베스트 셀러로 올라와 있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은 '빅 픽쳐' 이후 2번째인데, 친구가 더글라스 케네디 책은 다 비슷하다고 했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나 스토리의 흐름 등이 대체로 비슷하다. 물론 내용이 비슷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읽어본 사람은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


나는 '빅 픽쳐'와 '더 잡'을 읽고 나서 한 가지 교훈을 마음 속에 되새길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 이다. 두 소설 모두, 주인공이 일상 생활과는 거리가 먼,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럴듯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런데 그 사건이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 정말 그럴 수 있을 법한 사건이라, 읽으며 강하게 몰입하게 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주인공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 자신의 행복했던 - 하지만 스스로는 느끼지 못했던 - 일상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럼 간단히 빅 픽쳐의 스토리를 적어볼까 한다(아래 내용은 약간의 스포가 있음).





더 잡의 주인공은 적당히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성실한 샐러리맨이다. 주인공은 컴퓨터 잡지 회사에서 광고를 담당하는 팀장인데, 팀원들도 잘 다루며 상사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이 다니는 회사가 큰 회사에 인수 합병된다는 소식을 듣고, 그 인수 회사 측 간부와 긴밀한 관계를 쌓게 된다. 그리고 그 간부에게, 현재 상사 대신 높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약속을 받는다. 


하지만 인수 이후 이 잡지 회사는 폐간되고, 주인공의 상사였던 사람은 다른 잡지 회사로 자리를 잡게 되며 주인공을 그 업계에서 배척하게 된다. 때마침 부인과도 좋지 못한 관계를 유지하게 된 주인공은 여러가지 자잘한 불운이 겹치게 되며, 고등학교 동창의 좋은 제안을 받아 한 회사로 취직하게 된다. 그 회사는 사모펀드 회사로, 투자했을 때 성공 가능성이 있는 신생 IT 회사를 발굴하는 역할을 받는다.


하지만 고등학교 동창에게 배신당해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 이후 이혼 위기였던 부인의 도움을 받게 된다...

(여기서부터 상세한 내용을 다 적으면 완전 상세 줄거리가 되어버려 생략한다.)



책 중반부부터는 계속하여 긴장감을 조성하는 스토리의 흐름 때문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책이었다. 하지만 '빅 픽쳐'를 읽은 나로써는 색다른 느낌을 받지는 못했고, 단순히 재미있게 읽을만한 책 정도의 인상을 받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지만, 재미도 없이 매너리즘에 빠져 살아갈 때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더 잡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출판사
밝은세상 | 2013-08-0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 비즈니스세계는 정글, 살아남는 자가 승자다! -전 세계 3...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대한민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들의 경우, 민주주의라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과 희생을 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시민혁명이 있으며, 이 외에도 역사적으로 많은 투쟁이 있었다. 즉, 처음부터 민주주의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여 얻은 '선불제 민주주의' 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우 남북전쟁 후 미국의 개입으로 한순간에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하였고, 이의 부작용에 따른 앓이를 뒤늦게 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작가는 '후불제 민주주의' 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책에 나와있는 목차와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이 책의 내용은 크게 2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하나는 헌법을 기반으로 한 과거와 현재 정치적 세태에 대한 판단이고, 하나는 유시민이라는 정치인이 겪었던 풍파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이 집필된 당시가 이명박 정권 때라, 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판적 내용이 많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던 정치 관련 책이 '닥치고 정치' 였는데, 결과적으로는 MB 정권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는 내용이지만, 그 근거와 이유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매우 달랐다. 닥치고 정치는 정치적 주요 인물들과, 숨겨진 사건들을 중심으로 논리를 풀어나간다. 즉 전체적인 흐름을 김어준이라는 사람의 '통찰력'을 통해 풀어나간다. 또한 책의 컨셉이기는 하지만, 매우 어조가 강력하고 사납다. 반면 후불제 민주주의는 대한민국 헌법이라는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하나하나의 사안을 판단하며, 이를 매우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강의로 치면 닥치고 정치는 역사를 매우 흥미있게 설명해주는 스타강사의 역사 강의와 같은 느낌이었고, 후불제 민주주의는 꼼꼼히 문제들을 풀이해주는 수학 강의와 같은 느낌이었다. 


이 책의 전반부~중반부는 상당히 일관성도 있고 전체적인 논리 흐름을 갖추고 있어 좋았는데, 후반부는 약간 아쉽다. 유시민이 정치를 하던 시절에 있었던 에피소드나 스토리들을 알려주는데, 유시민이라는 개인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재미있을 법 하지만, 나는 그런 것은 아니라 그냥 무표정으로 빠르게 읽어버렸다.


전반적인 총평 : '후불제 민주주의' 라는 개념이 매우 기발하지만, 책의 후반부로 가면서 그 개념에 대한 흐름이 흐지부지 되어버리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있다. 하지만 유시민 특유의 덤덤한 문체로 무거운 주제를 자연스레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후불제 민주주의

저자
유시민 지음
출판사
돌베개 | 2009-03-09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대한민국 헌법, 권력의 역주행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신] 이후 오랜만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읽었다. 짧고 부담없이 읽기 좋아 보여서 읽었는데, 읽는데 1시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빨리 읽히는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맨 뒤의 옮긴이의 말을 읽어보니,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가 쓴 유일한 희곡이라고 한다. 사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에는 원래 대화체가 많이 나와서, [인간]을 읽으면서 약간 이질감을 느끼긴 했지만 희곡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좀 놀랐다. 그리고 희곡이라는 것을 알고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니 연극으로 해도 꽤 자연스럽고 재미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끼는, 이 사람의 글들의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물론 [나무]와 같은 단편 같은 예외도 있다.)

- 남자 주인공은 지적이고 고리타분하며 꽉 막혀있는 괴짜와 같은 느낌을 준다. 외모는 그닥 훌륭하지 않지만 막상 자세히 보면 그닥 못생기지는 않은 유부남~중년 남자의 느낌이다.

- 여자 주인공은 활발하고 도전적이며, 개방적이면서도 순수하다. 외모도 그에 맞게 섹시하고 탄탄하며 발랄한 느낌이다.

- 위 남/여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탈출하는 과정에서 항상 성적인 긴장감도 함께 조성한다. SF의 긴장감과 추리물의 긴장감, 그리고 연애물의 긴장감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은 위 특징들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인간]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두 남녀 주인공이 거대한 외계인들이 가두어둔 사각 박스 안에서 인간들의 선함과 악함에 대해 논한다는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읽으면서 뒤의 내용들을 추리해나가고 반전에 놀라는 재미가 쏠쏠한데, [인간]의 경우 반전의 재미는 덜하다. 하지만 두 남녀 주인공이 얘기를 주고받는 내용에서 '인간이 정말 선한가? 악한가?' 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볼만하긴 하다.


스포일을 하지 않기 위해 책 내용에 대한 설명은 더 이상 하지 않고 마무리 짓는다. 일단 개인적으로 느끼는 전반적인 평점은 5점 만점에 2.5점 정도?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 주인공들의 특징인, 그럴듯한 괴짜 논리들의 나열 외에는 특별히 재미를 느낄만한 부분은 없는 것 같다.




인간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09-08-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하나로 자리를 굳힌 프...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