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읽은 책은 도모노 노리오의 행동경제학이다. 친구들과 각자 열흘에 한 권씩 책을 읽는 독서모임을 하고 있는데, 내가 이번에 고른 도서는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것이 내 독서 시간의 대부분인데, 지하철에서 10~20분씩 읽을만큼 가벼운 책은 아니었다.



행동경제학이란?


책의 초반부에는 행동경제학이 어떻게 생겨난 학문인가에 대해 다룬다. 전통적인 주류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인간은 합리적인 인간으로, 모든 판단과 결정을 합리적으로 한다. 그리고 자신이 선호하는 것이 명확하다. 그러나 현실 속의 인간은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으며, 선호하는 것도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이에 주류 경제학에 심리학을 도입하여 이러한 '합리적 인간'을 부정하는 학문이 행동경제학이다.



휴리스틱과 바이아스


이 책의 전반에 걸쳐 가장 많이 나오는 용어가 휴리스틱(Heuristic)과 바이아스(Bias)다. 휴리스틱은 인간이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사용되는 판단 기준 혹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바이아스는 이에 따라 생기는 편향이다. 일반적으로 휴리스틱은 인간이 판단을 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을 주지만, 경우에 따라 바이아스가 생기는 경우도 많이 있으며, 이것이 바로 행동경제학이라는 학문이 필요한 결정적인 이유이다.


휴리스틱과 바이아스은 많은 종류가 있고 이 책에서 예시도 많이 다룬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준점과 조정 이라는 휴리스틱인데, 최종 예측치가 초기 기준점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희망소매가격과 실제 판매가격에 따라 비싸다고 느끼는 정도가 다른 것이 예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프로스펙트 이론


프로스펙트 이론은 '사람은 변화에 반응한다' 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같은 조건에서도 상황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가치함수, 확률가중함수의 식과 그래프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너무 수학적인 내용이라 생략... 


프로스펙트 이론 내에서도 여러 특징과 성질들이 있는데, 통틀어 예시를 들어보자면 연봉이 많았다가 줄어드는 경우와 적었다가 많아지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어떤 일이 발생할 확률이 낮을 때는 이익에 대한 리스크를 추구하는 대신 손실에 있어서는 리스크를 회피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또한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더 높은 가치로 책정한다는 '보유효과'도 프로스펙트 이론의 한 예시이다.



프레이밍 효과


프레이밍 효과는 인간의 선택이, 질문의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설문조사를 할 때 이런 현상이 많이 발생하는데, 같은 80%의 확률이라도 이 80% 사건에 대해 언급을 하느냐, 20% 사건에 대해 언급을 하느냐에 따라 질문자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행동경제학은 현재도 많은 발전이 있는 학문이며, 여러 정책이나 전략에 적용할 여지가 많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학문이라고 저자는 결론을 내린다. 행동경제학을 읽으며 마치 학교에서 개론 수업을 듣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기존에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행동경제학에 대해 좀 더 가볍게 다룬 책이 읽으면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