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여름에 친구들과 함께 오사카에 다녀온 경험에 비추어, 아직 한 번도 해외 여행을 해보지 못한 부모님을 모시고 오사카에 여행을 왔다. 지난 오사카 여행의 테마는 '먹방' 이었는데, 이번엔 부모님과 함께이기 때문에 관광 위주의 여행을 했다. 여행 1일차인 어제는 오사카 숙소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 8시가 되어있어 간단히 식사만 했으므로 2~4일차 여행기를 간단히 남겨볼까 한다.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교토에 다녀왔다. 아래는 교토 기온 시조 역에서 가와라바치 역 사이에 있는 하천의 모습.


원래 아침에 교토에 도착해서 장어덮밥을 먹으러 갈 예정이었으나, 아침 일찍이라 문을 열지 않아 문을 열어있는 아무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었다. 김치찌개, 규동, 카레 우동 등을 먹었는데, 김치찌개는 정말 잘못된 선택이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약 40~50분 정도 이동하여 금각사(킨코쿠지)를 갔다. 금각사의 입장료는 인당 400엔. 멀리서 금각사를 보면 호수에 비치는 모습이 꽤 아름다운데, 가까이서 보면 너무 인위적인 금색이라 별로 이쁘지 않다.


금칠이 되어있는 큰 건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는 나름 산책로도 있다. 원래 처음에 사원으로 지은 것이 아니라, 별장으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나오는 길에 한국어로 된 오늘의 운세를 자판기로(!) 100엔에 뽑아볼 수 있기에 한 번 뽑아서 봤는데, 무슨 말인지 모를 이상한 말들만 적혀있었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40~50분 정도 이동하여 은각사를 갔다. 은각사는 금각사와 자주 비교가 되는 절인데, 이름과 다르게 건물에 은칠이 되어있진 않다. 화려하진 않지만 인위적인 금각사보다 더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은각사는 금각사에 비해 산책로도 더 넓고 이쁘게 되어있다. 만약 금각사와 은각사 중 하나만 가야 한다면, 은각사를 좀 더 추천한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이동하여, 헤이안 신궁 근처의 '그릴 코다카라' 라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런치 메뉴, 생선까스, 오므라이스를 먹었는데 오므라이스와 생선까스는 꽤 맛있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양도 많고 맛도 괜찮은 듯. 오므라이스나 일반 쌀을 주문할 때 절대 라지로 시키지 않을 것을 권장한다.




그리고 들어간 헤이안 신궁. 외부만 슬쩍 보는 것은 무료인데, 그럼 정말 별로 볼 게 없어서 내부 정원 입장까지 했다. 정원 입장은 인당 600엔.


은각사랑 비교했을 때 훨씬 이쁘다고는 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나름 잘 되어있다. 우리는 1월에 와서 좀 애매한 시기였지만, 여기가 나름 벚꽃이 필 무렵에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고, 겨울에도 눈이 많이 오면 엄청 이쁘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오사카로 돌아와 도톤보리를 가볍게 산책하고,


돈키호테에 가서 가볍게 쇼핑을(가볍게 하려고 했으나 꽤 무겁게 해버렸다) 하고,


'치보' 에서 오코노미야끼를 저녁으로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치보는 지난 번에도 다녀오긴 했는데, 물론 맛은 있지만 '이게 정말 오사카에서 먹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오코노미야끼일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분명 더 맛있는 집이 있을텐데... 나쁘진 않지만 환상의 맛을 기대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 있다.



내일은 꿈에 그리고 그리던 고베규 리턴즈! 작년에 느꼈던 감동을 내일도 느낄 수 있길 바라며 하루를 마친다.


유럽여행 29일차, 대망의 EPL 직관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조식을 먹고, 차례차례 씻고 빨래도 하고 집을 나섰다. 버밍엄은 제 2의 도시라고 하는데, 우리 숙소 근처는 버밍엄에서도 약간 외곽이라 조용하고 아기자기하고 예쁜 동네였다.

우선 기차역으로 가서 다음 날 이용할 런던행 기차 티켓을 발급받았다.


그리고 근처에 있던 쇼핑 센터로 갔다. 쇼핑 센터는 한국의 타임스퀘어 느낌 정도인데, 저렴한 스포츠 브랜드가 많아서 선수 유니폼 등을 둘러보고 나왔다.


그리고 쇼핑센터 푸드코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면 요리를 먹었다. 가격은 대략 10유로 선인데, 맛은 똥망... 차라리 핫도그를 먹었어야 했는데...


그래도 꾸역꾸역 점심을 먹고 물과 음료, 과자 등을 간단히 사서 아스톤 빌라 홈구장인 빌라 파크로 이동했다. 예전에는 FC바르셀로나 팬이었다가 요새는 딱히 특정 팀을 좋아하진 않는데, 아스톤 빌라 홈 구장에 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연습하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일찍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햇빛이 정면인데다가, 벤치 좌석은 반대편이라 약간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될 때는 해가 져서 무난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우리가 앉은 곳은 아스톤빌라 팬 좌석인데, 한 10미터 옆에 리버풀(어웨이) 팬들의 좌석이 있었다.

리버풀 팬들의 응원은 정말 대단했다. 분명 빌라 파크인데, 안필드(리버풀 홈구장)에서 보는 줄 알았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롯데 기아 LG 등 팬이 극성맞다고 하는데, 리버풀 팬에 비하면 양반이다.

아스톤빌라 팬들은 가만히 경기만 보다가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욕만 해댔다. 그래도 그들의 반응을 보는 것이 은근 꿀잼. 우리는 리버풀을 응원했는데, 골을 넣어도 움찔움찔만 하고 제대로 응원하지 못해(만약 리버풀 응원 대놓고 했다면 정말 위험했을 것 같은 분위기) 약간 답답했다. 특히 두 번째 골은 운 좋게도 영상으로 담을 수 있었다.



EPL 경기를 직관한 소감을 말해보자면, 아스톤빌라와 리버풀 모두 중~중상위권(...) 팀이라 그런지 그렇게 다이나믹 하진 않았다. TV에서 보면 카메라 앵글도 다양하고 좀 더 줌을 확대해서 보여주지만, 경기장에서 보면 약간 정적이라 더 그런 감도 있다. 하지만 응원하는 사람들을 보는 재미가 있고, 월드 클래스 선수가 만약 있다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이 경기에도 제라드가 안 나와서 아쉽...). 나중에 꼭 EPL이나 챔스 경기(최상위권 팀의)를 보러 다시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만


유럽여행 28일차,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영국 버밍엄으로 이동한 날. 어제에 이어 오늘도 별로 한 게 없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짐을 싸고 조식을 먹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참, 더블린의 아브라함 하우스는 전반적으로 괜찮으나 방 안에서 와이파이가 거의 터지지 않아 매우 답답하다.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고 나서 시간이 여유 있어 책도 읽고 가족들과 보이스톡도 하고 시간을 보냈다. 이번에는 에어링구스라는 항공사를 이용했는데, 짐 무게가 약간 초과됐음에도 추가요금도 받지 않고, 서비스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어제의 라이언에어와 매우 대비가 되어서 그런지 만족스러운 비행이었다.

더블린 공항에서 출발해 1시간? 정도만에 도착한 버밍엄. 민박집 사장님께서 보내주신 친절한 길 설명 안내 메일을 따라 966번 버스를 타고 민박집에 잘 도착했다. 참고로, 버스에서 잔돈을 주지 않으니 미리 버스 티켓 요금 잔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3인 그룹 day 이용권은 8파운드, 1인 편도 2.2파운드였다.

지금은 숙소에서 라면을 먹고 침대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민박집 사장님께서 30대 초반 정도로 보일 정도로 젊으신 분인데, 집이 정말 아기자기하고 좋다. 인테리어도 깨알같이 이쁘게 되어있고, 시설도 좋고,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루시네 민박집인데, 버밍엄에 오게 된다면 강추!

내일은 아스톤빌라 홈구장에서 아스톤빌라 vs 리버풀 경기를 본다. 사실 유럽여행의 시작을 마드리드에서 한 것도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함이었는데, 여차저차 해서 결국 여행의 끄트머리에서야 축구 경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체력적으로는 조금 지쳤지만 오늘 푹 쉬고 내일 멋진 하루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