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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29일차, 대망의 EPL 직관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조식을 먹고, 차례차례 씻고 빨래도 하고 집을 나섰다. 버밍엄은 제 2의 도시라고 하는데, 우리 숙소 근처는 버밍엄에서도 약간 외곽이라 조용하고 아기자기하고 예쁜 동네였다.
우선 기차역으로 가서 다음 날 이용할 런던행 기차 티켓을 발급받았다.
그리고 근처에 있던 쇼핑 센터로 갔다. 쇼핑 센터는 한국의 타임스퀘어 느낌 정도인데, 저렴한 스포츠 브랜드가 많아서 선수 유니폼 등을 둘러보고 나왔다.
그리고 쇼핑센터 푸드코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면 요리를 먹었다. 가격은 대략 10유로 선인데, 맛은 똥망... 차라리 핫도그를 먹었어야 했는데...
그래도 꾸역꾸역 점심을 먹고 물과 음료, 과자 등을 간단히 사서 아스톤 빌라 홈구장인 빌라 파크로 이동했다. 예전에는 FC바르셀로나 팬이었다가 요새는 딱히 특정 팀을 좋아하진 않는데, 아스톤 빌라 홈 구장에 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연습하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일찍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햇빛이 정면인데다가, 벤치 좌석은 반대편이라 약간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될 때는 해가 져서 무난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우리가 앉은 곳은 아스톤빌라 팬 좌석인데, 한 10미터 옆에 리버풀(어웨이) 팬들의 좌석이 있었다.
리버풀 팬들의 응원은 정말 대단했다. 분명 빌라 파크인데, 안필드(리버풀 홈구장)에서 보는 줄 알았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롯데 기아 LG 등 팬이 극성맞다고 하는데, 리버풀 팬에 비하면 양반이다.
아스톤빌라 팬들은 가만히 경기만 보다가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욕만 해댔다. 그래도 그들의 반응을 보는 것이 은근 꿀잼. 우리는 리버풀을 응원했는데, 골을 넣어도 움찔움찔만 하고 제대로 응원하지 못해(만약 리버풀 응원 대놓고 했다면 정말 위험했을 것 같은 분위기) 약간 답답했다. 특히 두 번째 골은 운 좋게도 영상으로 담을 수 있었다.
EPL 경기를 직관한 소감을 말해보자면, 아스톤빌라와 리버풀 모두 중~중상위권(...) 팀이라 그런지 그렇게 다이나믹 하진 않았다. TV에서 보면 카메라 앵글도 다양하고 좀 더 줌을 확대해서 보여주지만, 경기장에서 보면 약간 정적이라 더 그런 감도 있다. 하지만 응원하는 사람들을 보는 재미가 있고, 월드 클래스 선수가 만약 있다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이 경기에도 제라드가 안 나와서 아쉽...). 나중에 꼭 EPL이나 챔스 경기(최상위권 팀의)를 보러 다시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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