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과 영상이라는 교양 수업의 과제로 작성한 리뷰로, 애니 프루의 브로크백 마운틴(소설)과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영화) 감상 후 작성한 리뷰이다.


동성애에 대한 작품은 이번 수업을 통해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꽤 흥행했던 영화인 <쌍화점>도 보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동성애’라는 주제를 다루다보니 그렇게 마음으로 끌리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기회로 「브로크백마운틴」과 <브로크백마운틴>이라는 작품을 보면서 동성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브로크백마운틴」과 <브로큰백마운틴>은 우선 서사 전개 방식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브로크백마운틴」은 결론을 먼저 보여준 후 과거로부터의 사건을 보여주는데 반해,  <브로크백마우틴>은 과거로부터 시간의 흐름대로 전개해나간다. 사실 작품의 소재 자체에서도 결말을 짐작할 수 있고, 특별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소설보단 영화에서 좀 더 스토리에 대한 이입이 잘 되었다.


그리고 「브로크백마운틴」의 배경은 굉장히 삭막하고 척박한데 비해, <브로크백마운틴>의 배경은 매우 아름답게 나와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서정적으로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 남자들 간의 사랑이 비주얼적으로 드러나는 장면들이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었는데, 이런 아름다운 배경과 자연스러운 흐름이 충격완화제(?) 역할을 하여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또한 「브로크백마운틴」은 잭과 에니스의 내면 묘사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많다. <브로크백마운틴>은 원작의 대사가 거의 그대로 다 나오긴 하지만, 내면묘사의 경우 표정과 행동으로 보여준다. 특히 에니스(히스 레저)의 연기가 워낙 몰입도 있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주인공들의 감정을 충분히 전달받을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딸의 결혼 얘기를 듣고 “커트라는 친구, 널 사랑하니?” 라고 하는 대사가 주인공의 힘들었던 사랑이 단적으로 표현되는 것 같아 인상 깊었다.. 


브로크백마운틴이라는 작품에서는 전반적으로 사회에서 바라보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 혐오감, 조롱 등이 드러난다. 그러나 이것이 ‘동성애’ 자체에 엄청난 특별한 의미가 부여됐다기 보다는, 흔한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의 과정을 묘사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다만 소재가 동성애였다는 것일 뿐이다. 사랑의 다른 장벽에 대해서는 대부분 해소된 상태이지만, 동성애의 경우 아직도 사회적인 편견이나 장벽들이 많이 남아있어 이러한 소재가 더욱 의미를 갖는 작품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말한 소설과 영화의 차이에 의해, 이 소재에 대해 받아들이는 정도가 달랐다. 소설에서는 상대적으로 주인공들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제시해, 작가가 ‘자 이런 사람들이 있어.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이에 비해 영화의 경우 배우들의 내면 묘사를 통해, 그리고 추가된 여러 상황들과 자연스러운 전개에 의해, 퀴어들의 현 상황과 그들의 심정을 좀 더 동일시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단순히 퀴어라는 타인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 보다는, 동성애란 대체 무엇인가, 나도 퀴어가 언제든 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퀴어를 왜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인가에 대해 더 깊이있는 고민을 하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브로크백 마운틴

저자
애니 프루 지음
출판사
MEDIA2.0 | 2011-02-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A-40320 양장본 | 366쪽책소개 퓰리처상 수상작가 애니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브로크백 마운틴 (2006)

Brokeback Mountain 
8.8
감독
이안
출연
히스 레저, 제이크 질렌할, 미셸 윌리엄스, 앤 해서웨이, 랜디 퀘이드
정보
드라마 | 미국, 캐나다 | 134 분 | 2006-03-01
글쓴이 평점  




** 문학과 영상이라는 교양 수업의 과제로 작성한 리뷰로, 이청준 작가의 소설 남도사람 1,2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에 대한 비교 리뷰이다.



  「남도사람」과 <천년학>에서는 서로 남남이지만 가족처럼 자란 남자 고수와 여자 소리꾼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나「남도사람」에서는 예술가들의 한에 집중하는 반면 <천년학>에서는 이 둘의 사랑과 그리움, 만남과 이별에 대해 집중하여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점에 집중하여 몇 가지 설정의 차이를 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로 송화와 동호의 사랑에 대해 보여주기 위해 <천년학>에서는 많은 새로운 설정이나 장면들이 나온다. 영화의 주된 화자 중 하나인 용택이라는 인물이 대표적인 설정으로, 어릴 적 싸웠던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용택은 네러티브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또한 동호의 부인인 홍단심도 용택과 대비적이지만 비슷한 역할을 한다. 두 인물 모두 남여 주인공의 표면적인 사랑, 하지만 진정한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동호와 송화의 관계를 더욱 애틋하게 한다.


  둘째로 둘의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남도사람」과 <천년학>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남도사람」에서 아버지는 동호에게 살의를 일으키는, 일종의 증오의 대상이다. 그러나 <천년학>에서는 “오랫동안 혼자 산 홀애비가 품을 만한 욕심”이라고 언급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아버지를 질투의 대상 중 하나로 보기도 한다. 


  셋째로「남도사람」과 <천년학> 모두 현재의 입장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네러티브를 풀어나가지만, 「남도사람」에 비해 <천년학>은 더 많은 시간대를 다룬다. 「남도사람」에서는 단순히 과거와 현재를 분리함으로써 ‘한’의 배경이나 인과관계 등에 집중했다면, <천년학>에서는 여러 번에 걸친 두 주인공의 만남, 그리고 이별을 보여줌으로써 둘의 애틋함을 더한다.


  ‘한국적인 것’을 표현한다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도 두 작품은 차이를 보인다. 한국인의 정서 중 ‘한’이라는 것에 대해 다루는 것은 유사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남도사람」은 ‘소리꾼들의 한’에 대해 다루고 <천년학>은 ‘남녀의 사랑과 한’에 대해 다룬다. 


  또한 매체적 특성에 의해 ‘한국적인 것’의 표현 방식에도 차이가 도드라진다. 「남도사람」은 사실 한국적인 정서를 배경에 깔아놓지 않으면 잘 이해가 되지 않을만큼 ‘한’에 대해 명쾌한 설명 없이 화두만을 던져준다. <천년학> 역시 두 사람의 사랑이 왜 이루어지지 못하나에 대해 한국적인 정서 배경이 없다면 완벽히 공감하긴 힘들지만, 아무래도 외국인 입장에서도 익숙할 수 밖에 없는 ‘사랑’이라는 친근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까지는 일으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천년학>에서는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한옥 등 전통적인 집의 모습, 한복이나 삼배옷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영화 전반에 걸쳐 들려주는 판소리가 한국적인 느낌을 강하게 만들어준다. 판소리에 대한 소리꾼들의 장인정신은 두 작품 모두에서 보여주지만, <천년학>에서는 이를 청각적으로 직접 느낄 수 있어 판소리 자체를 페티쉬화 하는 느낌이 강하다.


  이렇듯 <천년학>은「남도사람」을 각색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보여주고자 하는 바가 전혀 다르고 매체적 특성에 의해서도 다양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두 작품의 우열을 나누긴 어렵겠지만, ‘한국적인 것’을 더욱 와닿게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천년학>이 더 인상적인 작품이라 생각한다.




남도사람(연작소설 1)

저자
이청준 지음
출판사
문학과비평사 | 1988-03-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천년학 (2007)

Beyond the Years 
8
감독
임권택
출연
조재현, 오정해, 임진택, 장민호, 류승룡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한국 | 106 분 | 200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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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반적인 상식을 토대로 얘기하는 ‘청년’과, 아들러의 심리학을 토대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는 ‘철학자’의 얘기가 대화 형태로 풀어지는 구조로 되어있다. 솔직히 아들러의 심리학 내용 자체만 놓고 보면 너무 뻔하고 이상적인데, 이를 일반인 입장에서의 의문, 그리고 이에 대한 설득의 측면에서 풀어나갔기 때문에 설득력을 갖춘다. 중간중간 동의하기 힘든 내용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놓고 보았을 때 꽤 공감도 가고, 흔히 말하는 ‘유리멘탈’의 소유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다. 물론 나는 꽤 강철멘탈(?)이기 때문에 그냥 공감 정도만 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책의 주요 내용과, 공감갔던 구절들을 하나씩 적어보도록 하겠다.




아들러의 심리학에서는 과거의 ‘원인’이 아니라 현재의 ‘목적’을 본다네... 아들러는 트라우마 이론을 부정하면서 이렇게 말했네.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는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아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받은 충격 - 즉 트라우마 - 으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 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 라고.

...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 그리스어로 선을 뜻하는 ‘아가톤(agathon)’이란 단어에는 도덕적 의미 외에도 ‘득이 된다’라는 의미도 있네. 반면 ‘악’을 뜻하는 ‘카콘(kakon)’이란 단어에는 ‘득이 되지 않는다’라는 의미가 있고. 이 세계에는 부정이나 범죄 등 각종 악행이 만연해 있지. 하지만 순수한 의미에서 ‘악’, 즉 ‘득이 되지 않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네.


프로이트, 융의 심리학과 가장 다른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백프로 공감하진 못하겠다. 물론 개인의 경험, 환경을 극복하고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이 내용에 따르면 마치 모든 책임은 자기 자신만의 것이라는 것이다. 트라우마를 극복해내고 나아가자는 희망적인 내용까지는 정말 공감하고 스스로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단순히 모든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기엔 세상에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일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그런 성격이나 기질을 ‘생활양식(life style)’이라는 말로 설명하네. ... 생활양식이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면 다시 선택하는 것도 가능할 테지. ... 생활양식을 바꾸려고 할 떄, 우리는 큰 ‘용기’가 있어야 하네. 변함으로써 생기는 ‘불안’을 선택할 것이냐, 변하지 않아서 따르는 ‘불만’을 선택할 것이냐.


인간은 끊임없이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는 내용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공감한다. 뭔가에 불만을 느꼈을 때 스스로가 바뀌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지만, 수많은 합리화를 통해 바뀌지 않는 결론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변함으로써 생기는 불안을 선택할 것이냐, 변하지 않아서 따르는 불만을 선택할 것이냐’라는 문장을 봤을 때는 엄청 뜨끔했다.



아들러는 열등감을 ‘민더베르티히카이트게퓔(Min-der-wertigkeitsgefuhl)’이라고 했네. 독일어로 ‘가치’가 ‘더 적은’ ‘느낌’이라는 뜻이지. 즉 열등감이란 자신에 대한 가치판단과 관련된 말이지. ... 우리를 괴롭히는 열등감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 해석’...

정말로 자신 있는 사람은 자랑하지 않아. 열등감이 심하니까 자랑하는 걸세.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일부러 과시하려고 하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주위에 누구 한 사람 ‘이런 나’를 인정해주지 않을까 겁이 나거든. 이는 완벽한 우월 콤플렉스라네.

자신의 불행을 ‘특별’하기 위한 무기로 휘두르는 한 그 사람은 영원히 불행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네. ... ‘우월성 추구’란 자신의 한 발 앞으로 내딛으려는 의지를 말하는 거지, 남보다 더 높은 곳으로 가려고 경쟁하려는 의사가 아닐세. ... 건전한 열등감이란 타인과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라네.


이 내용도 상당 부분 공감한다. 우월감이나 자만심은 결국 열등감의 발현이고, 열등감은 자존감이 낮아서라고 생각한다. 자존감이 낮다는 것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모습을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어찌 보면 자존감이 낮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를 생각하게. 그리고 과제를 분리하게. 어디까지가 내 과제이고, 어디서부터가 타인의 과제인가. 냉정하기 선을 긋는 걸세. 그리고 누구도 내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구체적이고도 대인관계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아들러 심리학만의 획기적인 점이라고 할 수 있지.

...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고 다른 사람의 안색을 살피면서 사는 인생, 다른 사람이 소망을 이룰 수 있게 거들면서 사는 인생. 자네 말대로 이정표가 될지도 몰라. 하지만 너무 부자유스러운 삶 아닌가? 그러면 왜 그런 부자유스러운 삶을 택하는 것일까? 자네는 자꾸 인정욕구라고 하는데, 정확하게는 누구에게도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걸세. ...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다는 건 부자유수러운 동시에 불가능한 일일세. 자유를 행사하려면 대가가 뒤따르네. 자유를 얻으려면 타인에게 미움을 살 수밖에 없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과제만을 처리하는 것이 옳다는 것은 대부분 마음 속으로 알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를 그대로 수행하는 것은 너무 이상적인 지표가 아닌가 생각한다. 다만 내 모든 인생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인생은 힘들지만 자신의 꿈이나 직업, 취미 등을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해야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다른 사람을 믿을 때 조건을 일절 달지 않는 걸세. 비록 신용할 수 있을 만큼의 객관적 근거가 없더라도 믿는다, 담보가 있든 말든 개의치 않고 무조건 믿는다. 그것이 신뢰라네.


배신할지 말지는 내가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므로, 나는 일단 신뢰를 하고 보라는 내용이다. 이 역시 완전히 동의하긴 힘들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의 과제와 자신의 과제를 정말 완벽히 분리하기란, 특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는, 매우 힘들어 보인다. 과제를 분리해야하고, 이에 따라 주변 사람을 신뢰해야한다는 논리 자체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원래 공부든 운동이든 어느 정도 결과를 내려면 일정한 노력이 필요하네. 그런데 “특별히 못되게 굴어야지”하고 결심한 아이, 즉 문제 행동을 하는 아이는 그러한 건전한 노력은 외면한 채 주목만 받으려고 하지.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그를 일컬어 ‘안이한 우월성 추구’라고 하네.


위에서 말한 목적론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경험/환경을 완전히 부정할 순 없지만, 어떤 원인에 대해 왜곡된 결론을 내리고 행동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한계치까지 노력을 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결과를 내기 위한 것은 말 그대로 ‘안이한 우월성 추구’이다.



왜 ‘특별’해지려고 하는 걸까? 그건 ‘평범한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특별히 잘하는’상태가 실패로 돌아가면 극단적으로, 특별히 못되게 구는 상태로 빠르게 넘어가는 걸세. 그런데 보통인 것, 평범한 것은 정말로 좋지 않은 걸까? 어딘가 열등하다는 뜻인가? 실은 누구나 평범하지 않나? 그 점을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네.

 

내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자신만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은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왔던 것이지만, ‘평범한 자신을 받아들여라’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내가 여러가지로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하는 것 중 상당수는 특별해지기 위해서가 아닐까? 진정 나를 위한, 내 꿈을 위한 노력들과, 단순히 ‘특별해지기 위한’ 노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자네가 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려는 인생은 ‘키네시스적 인생’이라고 할 수 있네. 그에 반해 내가 말하는 춤을 추는 인생은 ‘에네르게이아적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 걸세.

* 키네시스란 아리스토렐레스의 ‘목적론적 운동’을 말한다. 어떠한 가능성이 있는 사물이 목적을 완전히 실현한 상태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정해진 목적을 향해 가는 운동이다.

* 에네르게이아란 현실태라고 하여 키네시스 중 목적의 완성보다는 실현해가는 활동에 초점을 마춘다. 다시 말해 실현이 되어가고 있는 상태, 과정의 상태에 있음을 뜻한다. 실행되고 있는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그 자체로 완전한 가치를 가진다.


결론에 가까운 내용인데, 너무 진부하긴 하지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인생은 어떤 결론이 있고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집합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집합을 즐기는 것과, ‘합리화’를 통해 즐기는 것을 구분하기가 매우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미움받을 용기’ 내용 자체를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 아들러의 목적론에 의하면, 문제는 과거도 환경도 아닌 너 자신에게 있다.

- 인생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다. 

- 나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하라.

- 주체적인 삶과 현재 살고 있는 순간이 중요하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어떤 종교를 설명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단호한 학문같다. 논리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생각하면 모든 것을 실천하긴 어려워 보인다. 다만 이런 이론의 실천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정말 이런 것들을 잘 지키며 살고 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 자체만으로도 책을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 같다.




미움받을 용기

저자
기시미 이치로 지음
출판사
인플루엔셜 | 2014-11-1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당신의 가치관을 뒤흔들 ‘새로운 고전’의 탄생!★ 2014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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