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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5.13 [책리뷰] 이청준 - 남도사람1,2 & 임권택 - 천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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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 영상이라는 교양 수업의 과제로 작성한 리뷰로, 이청준 작가의 소설 남도사람 1,2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에 대한 비교 리뷰이다.
「남도사람」과 <천년학>에서는 서로 남남이지만 가족처럼 자란 남자 고수와 여자 소리꾼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나「남도사람」에서는 예술가들의 한에 집중하는 반면 <천년학>에서는 이 둘의 사랑과 그리움, 만남과 이별에 대해 집중하여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점에 집중하여 몇 가지 설정의 차이를 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로 송화와 동호의 사랑에 대해 보여주기 위해 <천년학>에서는 많은 새로운 설정이나 장면들이 나온다. 영화의 주된 화자 중 하나인 용택이라는 인물이 대표적인 설정으로, 어릴 적 싸웠던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용택은 네러티브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또한 동호의 부인인 홍단심도 용택과 대비적이지만 비슷한 역할을 한다. 두 인물 모두 남여 주인공의 표면적인 사랑, 하지만 진정한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동호와 송화의 관계를 더욱 애틋하게 한다.
둘째로 둘의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남도사람」과 <천년학>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남도사람」에서 아버지는 동호에게 살의를 일으키는, 일종의 증오의 대상이다. 그러나 <천년학>에서는 “오랫동안 혼자 산 홀애비가 품을 만한 욕심”이라고 언급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아버지를 질투의 대상 중 하나로 보기도 한다.
셋째로「남도사람」과 <천년학> 모두 현재의 입장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네러티브를 풀어나가지만, 「남도사람」에 비해 <천년학>은 더 많은 시간대를 다룬다. 「남도사람」에서는 단순히 과거와 현재를 분리함으로써 ‘한’의 배경이나 인과관계 등에 집중했다면, <천년학>에서는 여러 번에 걸친 두 주인공의 만남, 그리고 이별을 보여줌으로써 둘의 애틋함을 더한다.
‘한국적인 것’을 표현한다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도 두 작품은 차이를 보인다. 한국인의 정서 중 ‘한’이라는 것에 대해 다루는 것은 유사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남도사람」은 ‘소리꾼들의 한’에 대해 다루고 <천년학>은 ‘남녀의 사랑과 한’에 대해 다룬다.
또한 매체적 특성에 의해 ‘한국적인 것’의 표현 방식에도 차이가 도드라진다. 「남도사람」은 사실 한국적인 정서를 배경에 깔아놓지 않으면 잘 이해가 되지 않을만큼 ‘한’에 대해 명쾌한 설명 없이 화두만을 던져준다. <천년학> 역시 두 사람의 사랑이 왜 이루어지지 못하나에 대해 한국적인 정서 배경이 없다면 완벽히 공감하긴 힘들지만, 아무래도 외국인 입장에서도 익숙할 수 밖에 없는 ‘사랑’이라는 친근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까지는 일으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천년학>에서는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한옥 등 전통적인 집의 모습, 한복이나 삼배옷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영화 전반에 걸쳐 들려주는 판소리가 한국적인 느낌을 강하게 만들어준다. 판소리에 대한 소리꾼들의 장인정신은 두 작품 모두에서 보여주지만, <천년학>에서는 이를 청각적으로 직접 느낄 수 있어 판소리 자체를 페티쉬화 하는 느낌이 강하다.
이렇듯 <천년학>은「남도사람」을 각색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보여주고자 하는 바가 전혀 다르고 매체적 특성에 의해서도 다양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두 작품의 우열을 나누긴 어렵겠지만, ‘한국적인 것’을 더욱 와닿게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천년학>이 더 인상적인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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