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 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영화는 꽤 많은 것 같다. 그 유명한 빽투더퓨처부터 시작해서, 나비효과, 시간 여행자의 아내 등... 어바웃타임에 대한 시놉시스를 처음 보았을 때, 재미있을 것 같기는 했지만 뭔가 스토리나 구성이 뻔하고 자극적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시간 여행 + 로맨스 영화에 대한 편견이랄까? 그런데 주변에서 어바웃타임을 보고 난 사람들이 모두 극찬을 하길래 호기심 반 의심 반의 마음으로 영화를 보았다. 



하지만 어바웃타임을 다 보고 나온 후 느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사실 '재미있다', '감동적이다' 라는 말은 이 영화를 보고 난 감상평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재미있지 않아서, 감동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재미와 감동 외에 머릿속을 강하게 맞은 것 같은, 그러면서도 충격적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무언가의 '깨달음' 을 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시간 - 인생을 살아가는 시간 - 에 대해 다루는 영화이다 보니, 영화를 본 후 느끼는 감정들은 모두 다를 것이다. 각자 살아온 시간들이나, 살아가는 시간에 대한 자세나 마음가짐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지극히 주관적인 하나의 의견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므로 굳이 적지는 않겠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바웃타임은 단순한 사랑 영화가 아니므로 가족이랑, 친구랑, 연인이랑, 혼자 등등 누구와 가서 봐도 좋을 영화이다.


그리고 어바웃타임에 대한 평을 하나 더하자면,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너무 슬프지도 웃기지도, 너무 뻔하지도 황당하지도 않은 밸런스 있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엄청나게 자극적인 소재가 없이, 일상 수준에서의 소소함과 스펙타클함을 담담히 풀어나가는 영화인 것 같다. 




(여기부터 어바웃타임에 대한 약간의 스포일이 포함되어 있음)




어바웃타임 예고편 : http://www.youtube.com/watch?v=g7-USt8NfV4



예고편을 보면 진부한 사랑 이야기로 예상이 될 것 같은데, 위에서 계속 얘기했듯이 단순히 뻔한 로맨스 영화는 아니다.



처음 남자 주인공을 봤을 때는 참 찌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연기력이 매우 뛰어난 것도, 엄청난 매력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지만, 영화 자체의 메시지 전달을 위해 적절한 캐스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자 주인공도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읭?' 느낌이 들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뻐보이고 매력 폭발.



뻔한 로맨스 이야기는 아니지만, 남녀 주인공의 달달한 러브 스토리도 볼 만하다.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이 많이 담겨있어, 보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된다.



런던으로 떠나는 주인공에게 다정하게 손짓하는 여동생... 영화에서 나름 비중 있는 여동생인데, 최고다. 이런 여동생 있으면 인생 자체가 재미있을 것 같다. 



어바웃타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자 관계. 우리와 문화가 많이 달라서 원래 이런 분위기인 지는 모르겠지만, 유머러스하고 친구 관계 같으면서 때로는 진실된 조언을 하기도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결국 영화 후반부에서,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아버지를 통해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



어바웃타임에 대한 나의 평점은 5점 만점에 5점! 지금까지 봐왔던 '재미있는', '감동적인' 영화들과는 약간은 다른 느낌으로 나에게 많이 와닿았던 영화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힘이 들거나, 지루함이 느껴질 때 한 번쯤 다시 보고 싶다.




2주쯤 전에 영화 그래비티(Gravity)를 보았다. 코엑스 M2관에서 영화를 봤는데, 3D 영화 관람은 오랜만인 것 같다.


우선 그래비티를 10자로 평가를 내려보자면, '실감나는 우주 조난 영화' 이다. 간략한 평을 써보자면...



- 친구의 말을 빌려쓰자면, '지금까지의 3D는 3D가 아니다' 라고 느낄 정도로 실감나는 영화이다.



- 영화 내용 자체는 사실 별다른게 없지만 (사실 내용이 매우 빈약하다고 할 수 있음) 내용보다는 조난상황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인 영화이다.



- 우주 무중력 상태에 대한 느낌 등이 매우 생생하게 표현된다.. M2관은 스피커가 천장과 벽면 등 여러 곳에 달려있어서, 소리의 리얼함이 살아있음. 우주 파편이 지나갈 때 움찔움찔 하며 보게 된다.



- 주인공의 심경(멘붕 및 극복)을 매우 잘 표현 : 연기도 연기지만, 무중력상태 자체를 잘 표현하다보니 몰입돼서 같이 멘붕이 온다.



- 한 편의 영화라는 느낌보다는, 우주체험을 하고 나온 느낌이다.




그래비티 (2013)

Gravity 
8.1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에드 해리스, 오르토 이그나티우센, 폴 샤마
정보
SF, 드라마 | 미국 | 90 분 | 2013-10-17



결국 호볼호가 갈릴 수 있을 만한 영화라고 생각이 된다. 내용은 좀 빈약하다고 생각이 되지만, 실감나는 표현이 이러한 부분들을 압도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에, 전체적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점 정도가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