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인블랙 시리즈를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아서, 이번에 출시한 맨인블랙3도 나오자마자 보러 다녀왔다. 사실 맨인블랙2의 경우는 좀 실망한 감도 없잖아 있었지만, 윌스미스와 토미리존스의 연기와 각종 외계인들이 나오며 주는 웃음포인트만으로도 맨인블랙의 재미는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맨인블랙3를 보고나서 딱 떠오른 한 단어는, '명불허전'. 역시나 재미있엇다. 물론 나는 이런 영화를 볼 때 탄탄하고 멋진 스토리를 기대하지는 않기 때문에, 즉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재미있게 느낀 감도 없잖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SF영화들 중에서는 역시 좋은 영화에 속하는 것 같다. 



1. 윌스미스의 연기


맨인블랙이라는 영화의 절반 이상은 윌스미스가 먹고 들어가는 것 같다. 같은 스토리와 화면구성에, 주인공이 윌스미스가 아니라면 과연 지금의 맨인블랙이 있을까? 영화 속 제이요원의 특징은 항상 유머감각이 넘치고 말을 재미있게 한다는 점, 그 유머가 가볍게 던지기만 하는 유머가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는 진지한 것 같으면서도 재미있다는 점, 실제 상황이라면 엄청 긴박한 상황인데도 영화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웃으며 볼 수 있을만큼의 리액션들인 것 같다. 


윌스미스의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맨인블랙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이 사람은 정말 영화 속 주인공에 잘 녹아드는구나 하는 것이다. 연기하는 배우를 보는게 아니라, 실제 영화 속에서 사는 사람을 보는 듯한 느낌?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조니 뎁을 볼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건 참.. 뭐라고 말로 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엄청난 소화력!



2. 젊은 케이요원


맨인블랙3에서는 케이요원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배우가 나온다. 오 근데 보면서 놀랐던 점은, 물론 영어는 잘 안 들리지만 대충 말투도 비슷하고 행동도 비슷하고 레알 케이요원이 젊었을 때 저랬겠다 싶을 정도로 딱 맞는 연기를 보였다. '오 케이요원 대역이네?' 라는 생각보다는 정말 케이요원이 젊었을 때를 보여주는 듯한 느낌. 윌스미스의 연기에 푹 빠져있다가 젊은 케이요원이 나오면서부터는 점점 이것이 영화인가 현실인가, 영화 속 사람들은 배우인가 진짜 다른 세계의 사람들인가 하는 착각을 할 정도로 강한 몰입을 일으켰다.



3. 웃음포인트


맨인블랙의 진미는 역시 깨알같은 웃음 포인트들! 윌스미스의 연기에서 묻어나오는 웃음 포인트들도 있지만, 외계인들이 나오는 영화이다보니 그 외계인들과 관련된 웃음포인트들도 참 많은 것 같다. 장면장면마다 굉장히 당연한 것 처럼 빠른 전개로 지나가는데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엄청 웃겨서 뒤늦게 빵터지는 것들도 많다. 그리고 뭣보다 계속해서 가벼운 웃음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코믹한 장면을 가지고 밀당을 하는 듯한 느낌. 분명 계속해서 웃으며 볼 수 있는데, 계속 깔깔대다가 지쳐버리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빵빵 터지면서 볼 수 있다. 음 비유가 맞을진 모르겠지만 케이팝스타에서 박진영이 심사할 때 완급조절 능력을 강조하는 것이 보이는데, 영화에서 완급조절이 있다면 맨인블랙이 갑이라는 생각.




덧붙이자면, 이런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제맛인 듯. 큰 스크린과 빵빵한 사운드의 중요성 때문도 있지만, 극장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빵빵 터지며 보는 것이 영화의 재미를 느끼는데 있어서 상당히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