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학교로... 이번주 내내 거의 여름이라고 착각을 할 정도로 좋았던 날씨와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며 적지 않은 기대감을 품고 학교로 왔는데... 현실은 폭우. 아무튼 해동 학술 문화관이라는 새로 생긴 건물에 처음 들어와 공부(?)를 하다가 지루해져서 영화 '세 얼간이(3 idiots)'를 보았다. 



한국 영화관에서 상영하기 전부터 히트작이라고 많이 듣던 영화였고, 이렇게 드라마스러우면서도 훈훈한 영화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봐야지 봐야지 하고 생각만 하다가 이제야 보게 되었다. 


일단 전반적인 느낌은 '재밌다' 이다.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도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고, 웃으면서 볼 수 있으면서도 잔잔한 감동이 있으며, 권선징악의 뻔한 스토리이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2가지의 내용이 마음에 와닿았다. 둘 다 주인공의 삶의 태도에 대한 것인데, 하나는 "하고 싶은 것을 하다 보면 성공은 따라온다"에 대한 것이고 하나는 세 얼간이의 명언이기도 한 "알 이즈 웰"이다.


주인공은 딱딱한 암기 위주의 학교의 교육 방침에 대해 반항하며, 친구들의 삶의 태도를 개선시켜 나간다. 집안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고 공학도로 살아가려는 친구에게 조언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가치관을 보이는 것이다. 물론 완전히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지는 않는다. 실제 주인공이 반항을 하는 과정 등에서도 무조건 NO만 외치는 반항아가 아니라 잘 풀어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알 이즈 웰"은 검색을 해보니 All is well을 발음한 것으로, 모든 것이 잘 될거라는 말이라고 한다. 이는 어떤 일이나 사건을 마주했을 때 마음먹기에 따라서 많은 것이 바뀐다는 것을 표현해주는 단적인 문장이다. 영화 상에서 주인공이 알 이즈 웰을 자신이 외치는 이유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말해주는데, 어찌 보면 우리나라의 원효대사가 해골물을 마신 일화와 비견될 수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영화 자체도 정말 재미있고, 특히 내가 나중에 무엇을 해야하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특히 대학생) 한 번쯤은 보면 좋을 영화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