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드디어 Begin again을 보고 왔다. 전작이 Once인 존 카니 감독의 영화인데, Once를 감명깊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다가 Maroon5의 메인보컬이 주연으로 나온다 하여, 매우 기대를 하며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로써 정말 폭풍 재미or감동을 느낀 것은 아니지만,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그럭저럭 볼 만한 영화였다. 그러나 영화에 나오는 OST들이 워낙 좋아서 추천할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트레일러 영상을 보는 것이 가장 이 영화를 소개하기 좋은 것 같아 유투브 영상을 감상하시길





이 영화에는 크게 3명의 주인공이 나오는데, 키이타 나이틀리(그레타 역), 마크 러팔로(댄 역), 애덤 리바인(데이브 역)이 주인공들이다. 'Begin Again' 이라는 제목은 이 주인공들이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해있었지만, 음악을 통해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최소한 겉으로 드러나는 의미는 그렇지만, 숨은 의도가 있을 수도...



그레타는 데이브와의 사랑에 실패 후 실의에 빠져있다가 음악을 통해 다시 일어나게 되고, 댄은 한 때 잘 나가던 음반 프로듀서였지만 일과 가정을 지키지 못하며 전전긍긍하다 그레타와의 만남을 통해 음악을 하며 다시 일어나게 된다. 데이브의 경우 진정한 사랑에 대해 깨닳으며 뭔가 begin again 할듯말듯 하면서도 그런 모습이 명확히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영화 극초반에 그레타를 보았을 때는 생각보다 예쁘지 않아서 실망했지만(?), 기타를 잡고 노래를 부르는 순간 바로 매력적인 여주인공으로 탈바꿈한다. 그리고 영화 내내 보이는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이 주인공을 더욱 더 예뻐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는듯 하다. 



영화를 보며 아쉬웠던 점 하나는 데이브에 대한 것이다. 영화에 나온 모습만 봤을 때는 가수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연기력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지만, 주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만 많이 나오긴 했다. 그래서 그런지, 데이브에 대한 스토리가 끝맺음되지 않은 느낌이 계속해서 들었다. 



그 다음 아쉬웠던 점은, 그레타와 댄의 러브라인이다. 음악을 통해 계속해서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 싶었는데, 중간중간 썸을 타고 뭔가 일어날 것만 같은 암시 장면이 자꾸 나왔다. 그레타의 집(사실 친구의 집)으로 둘이 들어갔을 때 흐르는 미묘한 기류라든지, 하루 종일 데이트를 하는 모습이라든지.. 그러나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만약 둘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면 또 가정의 행복을 찾아가는 댄의 입장에서는 Begin again이 되지 못해 모순이 있을 수 있으나, 그럴거면 아예 이런 기류가 흐르지 않도록 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리고 영화 중간 중간에 와닿는 대사들이 몇 있었다. 그 중 댄이 말한 "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지극히 따분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의미를 갖게 되잖아. 이런 평범함도 어느 순간 갑자기 진주처럼 아름답게 빛나거든. 그게 바로 음악이야." 라는 대사가 있었다. '어바웃 타임' 이라는 영화에서 일상의 행복에 대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물론 주제가 다르니 어바웃 타임보다는 훨씬 약했지만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 내내 무언가에 열중하는 사람의 모습, 특히 음악에 열중하는 사람의 모습이 정말 멋져보였고 부러웠다. 무언가에 열정을 쏟는 사람은 항상 멋지다. 그중에서도 음악에 열정을 쏟는 사람은 더더욱 드라마틱하게 멋져보이고, 영화의 특성상 이것이 더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 같다. 나도 어렸을 때는 피아노도 치고, 대학교 1학년 때는 기타도 열심히 쳤지만 그냥 악기를 연주했을 뿐이지, 정말 음악에 심취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에게 음악을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재능이 조금 더 있으면 좋겠다 하는 아쉬움과 함께 영화 속 주인공들에 대한 부러움이 영화 내내 느껴졌다.


이 영화의 백미인 OST 링크를 아래에 걸어둔다(물론 공짜로 들을 수는 없다).

Begin Again OST - http://music.bugs.co.kr/album/439893


그리고 관련하여 허핑턴포스트에 올라온 재미있는 기사도 함께 링크를 걸어둔다.

'비긴 어게인'을 본 당신이 궁금해하는 9가지 - http://www.huffingtonpost.kr/2014/09/11/story_n_5802140.html





비긴 어게인 (2014)

Begin Again 
8.9
감독
존 카니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애덤 리바인, 헤일리 스타인펠드, 제임스 코덴
정보
로맨스/멜로 | 미국 | 104 분 | 2014-08-13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