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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8.13 [책리뷰] 유시민 - 후불제 민주주의
글
대한민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들의 경우, 민주주의라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과 희생을 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시민혁명이 있으며, 이 외에도 역사적으로 많은 투쟁이 있었다. 즉, 처음부터 민주주의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여 얻은 '선불제 민주주의' 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우 남북전쟁 후 미국의 개입으로 한순간에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하였고, 이의 부작용에 따른 앓이를 뒤늦게 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작가는 '후불제 민주주의' 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책에 나와있는 목차와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이 책의 내용은 크게 2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하나는 헌법을 기반으로 한 과거와 현재 정치적 세태에 대한 판단이고, 하나는 유시민이라는 정치인이 겪었던 풍파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이 집필된 당시가 이명박 정권 때라, 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판적 내용이 많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던 정치 관련 책이 '닥치고 정치' 였는데, 결과적으로는 MB 정권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는 내용이지만, 그 근거와 이유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매우 달랐다. 닥치고 정치는 정치적 주요 인물들과, 숨겨진 사건들을 중심으로 논리를 풀어나간다. 즉 전체적인 흐름을 김어준이라는 사람의 '통찰력'을 통해 풀어나간다. 또한 책의 컨셉이기는 하지만, 매우 어조가 강력하고 사납다. 반면 후불제 민주주의는 대한민국 헌법이라는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하나하나의 사안을 판단하며, 이를 매우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강의로 치면 닥치고 정치는 역사를 매우 흥미있게 설명해주는 스타강사의 역사 강의와 같은 느낌이었고, 후불제 민주주의는 꼼꼼히 문제들을 풀이해주는 수학 강의와 같은 느낌이었다.
이 책의 전반부~중반부는 상당히 일관성도 있고 전체적인 논리 흐름을 갖추고 있어 좋았는데, 후반부는 약간 아쉽다. 유시민이 정치를 하던 시절에 있었던 에피소드나 스토리들을 알려주는데, 유시민이라는 개인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재미있을 법 하지만, 나는 그런 것은 아니라 그냥 무표정으로 빠르게 읽어버렸다.
전반적인 총평 : '후불제 민주주의' 라는 개념이 매우 기발하지만, 책의 후반부로 가면서 그 개념에 대한 흐름이 흐지부지 되어버리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있다. 하지만 유시민 특유의 덤덤한 문체로 무거운 주제를 자연스레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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