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외국어영역 공부법을 적어보고자 한다.

수능 외국어영역은 높은 등급을 받기가 쉽지 않다. 외국어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영어권 국가 체류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급으로 보았을 때 외국어영역 1등급 컷은 문제의 난이도에 상관없이 항상 96점 정도로 유지된다. 표준점수로 계산하더라도 만점이나 96점 이상 고득점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큰 점수가 나오지 않는다.

 

수리영역의 경우에는 똑같은 1등급이라도 100점을 맞았을 때와 90점을 맞았을 때, 표준점수의 차이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큰 메리트가 있지만 외국어영역의 경우는 잘 보면 본전, 못 보면 타격인 과목인 것이다.

 

나는 수능 공부에 있어서 외국어 영역이 가장 자신이 없었다. 고등학교 입학할 때부터 고3 중반까지 70,80점대를 유지하다가 그때부터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 점수가 계속해서 올라가, 결국 94점으로 수능을 마쳤다. 물론 1등급은 아니었지만, 영어를 잘하지 못했던 나로서는 만족스러운 결과였고 이 방법이 실제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적용되는 방법이라 생각되기에 여기에 적어본다.

  

먼저 당연한 외국어영역 공부법들을 먼저 소개하고, 마지막에 내가 했던 방법을 소개해보겠다. 우선, 문장을 끊어서 읽는 연습을 철저하게 한다. 영어는 우리말과 어순이 다르고, 관계대명사 등을 이용한 수식어구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문장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제대로 독해를 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문장을 끊어서 읽는 연습을 하면, 문법적인 사항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아무 영어 독해책이나 펼쳐서 앞부분을 봐도 이 말은 꼭 있을 것이다. '문장의 주어와 동사를 파악하라.' 정말 외국어영역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자 가장 강력한 원리이다. 문장의 주어와 동사가 파악되면, 다른 기타 수식어구들을 모르더라도 충분히 문제를 풀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단어를 매일매일 외운다.영어실력과 수능 외국어영역 점수는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외국어영역도 '외국어'이기 때문에 매일 접하여 나에게 익숙하게 만들어야 한다. 하루에 단어를 300개씩 외웠다가도 며칠 공부 안하다가 다시 300개씩 외우고 이런 형태보다는 하루에 20개씩, 약간의 예습복습을 곁들여서 꾸준히 외우는 것이 훨씬 효과있다.

 

그리고 영어듣기는 점심시간 때 공부한다. 학교에서 점심을 빨리 먹으면 보통 점심시간이 30분 이상 남게 된다.  나는 고1, 고2 때는 그 시간에 운동장에 나가서 공을 찼지만, 고3 때는 절박함에 공부를 했었는데, 이때 항상 영어듣기 공부를 했다. 점심을 먹고 나면 소화를 시키느라 최고조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하지만 실제 수능도 점심시간 이후에 외국어영역 시험을 보기 때문에 이에 몸을 미리 익숙하게 만들어놓는 효과도 보는 것이다. 점심 시간 30~40분 정도면 듣기부분 17문제를 풀고 채점하고, 틀린 문제 다시 듣는 과정까지 충분히 가능하다. 보통 점심시간 때 다른 공부를 하더라도 집중이 잘 되지 않아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으니 외국어영역 듣기 공부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앞의 방법들은 당연하고 흔히 말하는 방법들이고, 여기서부터는 내가 고3 중반부터 시작하여 5개월 정도만에 15점 가량을 올린 방법이다. (물론 여태 공부한 것들이 마지막에 발현된 것일 수도 있지만... 이 방법이 영향을 줬음은 확실하다.) 단어를 외우고, 듣기를 하는 것은 위에서 설명을 했으니 독해에 대해서만 설명하겠다.

 

우선 외국어영역 독해 공부시간을 둘로 나눈다.

그래서 첫번째 시간에는 시간제한을 둬서 모의고사 반회분 혹은 1회분 정도를 푼다. 그리고 틀린 문제에 대해서는 간단히 다시 읽어보고 단어나 문법사항을 체크한 후 넘어간다. 이 방법을 통해 시간관리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다. 나는 시계를 중간중간에 확인하지 않고 일정한 집중도와 정확도로 문제를 푼 후에 총 걸린 시간을 체크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얼마만큼의 정확도로 풀었을 때 시간이 적절한지를 몸에 익힐 수 있엇다.

 

그리고 중요한건 두번째 시간.

영어 독해 책을 편다. 나의 경우에는 EBS 교재를 가지고 공부했다. 실제 수능에 EBS 교재에 나오는 지문이 나오게 되는데, 사람들은 이때 엄청나게 많은 EBS교재의 지문 중 단 몇개만이 나오기 때문에 사실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 엄청나게 많은 EBS 독해 지문들을 모두 이 방법으로 풀었기에 실제 수능에서 익숙한 지문 몇개를 만났다. 교재의 선택 여부는 자신의 선택이고, 아무튼 교재를 편 후에 마찬가지로 시간을 재서 독해를 한다. 이때 문제수는 10문제~15문제 정도로 정한다. 그리고 시간 안에 문제를 풀고, 채점을 한다.

 

여기까지는 동일하지만 채점을 할 때 답을 절대 체크하지 않고, 해설을 읽어보거나 단어를 찾지도 않는다. 그리고 틀린 문제건 맞은 문제건 상관없이 다시 읽어본다. 맞은 문제의 경우에는 대부분은 잘 파악이 된 지문이므로 1,2번만 더 읽어본다. 이때 다시 읽어보는 과정을 시간에 상관없이 정말 꼼꼼하게 읽어서 답만 대충 고를 수 있을 정도가 아니라 그 지문 전체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읽어본다.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 문제라면 굉장히 답답한데, 이때 절대 단어를 찾지 않고 계속하여 읽어본다. 내 기억으로는 보통 맞은 문제들은 1,2번, 틀린 문제들은 평균적으로 5번, 어려운 지문의 경우에는 20번도 넘게 읽어본 적 있다. 그렇게해서 지문이 완벽하게 이해가 되면, 그때 몰랐던 단어를 찾아보고 문법적 사항들을 체크해본다.

이런 무식하게 보일 수 있는 방법으로 공부를 하면, 우선 모르는 단어가 있고 없고에 상관 없이 문장 구조 파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는 것 같다. 그리고 고3 쯤 되면 왠만한 문법 지식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이것이 활용이 안 되는 형태일텐데, 이것을 무의식적으로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실 정확히 어떤 효과가 있어서 점수가 올랐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좋은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외국어영역은 앞서 말했듯이 최상위권에게 있어서는 당연히 잘 봐야 할 과목이고, 중위권 이하의 학생들에게는 막막함의 대상이다. 하지만 나중에 대학에 가서 결국 영어는 계속하여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어영역 공부를 계기로 열심히 공부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