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에서는 수학공부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였다. 이번에는 언어공부법에 대해서 설명해볼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언어는... 사실 수학에 비해서 정말 취약한 과목이었고, 공대생으로서 아직도 자신없는 과목이긴 하다. 그래서 언어공부법을 쓸 자격이 있는지나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열심히 공부하였고, 실제로도 언어 성적을 많이 끌어올린 경험이 있엇다. 그래서 그 경험을 떠올리며 언어가 취약한 학생들을 위해 언어공부법에 관한 글을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포스팅 제목에도 적어놓았듯이 언어는 해도 오르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다. 책을 많이 읽어서 문학적인 소질이 보이는 사람이거나, 그냥 공부 자체를 너무 잘해서 언어도 당연히 잘하는 사람이거나, 소위 오타쿠라고 불리는(오타쿠는 나쁜 뜻이 아니니 오해는 말길..) 각종 소설들을 섭렵하고 있는 사람들만이 잘 볼 수 있는 과목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런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언어 성적을 잘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정말 언어는 어떤 언어공부법으로 공부해도 오르지 않는 과목일까?

이런 포스팅을 한다는 것 자체가 힌트가 되었겠지만.. 답은 NO이다.

공부해서 성적이 오르지 않는 과목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공부하면 다음날 성적이 오르는 이런 기적같은 현상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 내가 시간을 투자하고 열심히 노력했다면 어떤 과목이든 오르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왜 언어는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과목이라는 말이 있는걸까?

그건 바로 공부를 정말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영어나 수학 공부는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열심히 하려고 마음먹은 학생들은 하루에 각각 3시간~4시간 이상씩도 공부한다(고등학생 기준으로) 하지만 언어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서 열심히 해보겠다는 학생들은 대부분 하루에 1~2시간 정도 공부한다. 그것도 매일 하는 것이 아니라 며칠 간 하다가 뜸해지기도 하고 애초부터 빈도 자체를 적게 잡는 학생들이 많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언어는 공부를 해도 잘 오르지 않는 과목이라는 말이 나온 것 같다. 정말로 열심히 하지 않았지만, 평소보다 시간을 좀 더 투자한 것 만으로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것은 언어가 영어수학에 비해 좀 더 비중을 적게 생각하는 과목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언어 자체가 한국어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생각되어 하나의 과목으로써 인식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것이다.

아무튼 ... 언어도 공부하면 성적이 오른다.


그렇다면 나는 언어를 어떻게 했었는지 써보고자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언어를 정말 못했다. 아예 꼴찌 이정도는 아니었지만 .. 다른 성적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굉장히 낮았다. 그랬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결국에는 성공적으로 입시를 마쳤다.
 

우선 중학교때는 나도 언어가 (이때는 언어가 아니라 국어였겠지만, 언어로 통일하겠다) 공부를 해도 오르지 않는 과목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과목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정리하고 암기하면 내가 원하는만큼 성적이 나왔는데 언어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선생님이 나에게 문제집을 3권 주시고는 시험보기 전에 풀어보라고 하셨다. 나는 이런 문제집 3권 받아서 무슨 성적이 오를까.. 생각했지만 어쨋든 받았으니 다음 시험에서 그 문제집들을 모두 풀며 공부했다.

그런데.. 문제집 3권이라는게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시험기간에 공부할 과목이 한두개가 아닌데 언어 문제집만 3권씩 붙잡고 풀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하지만 오기로 결국 다 풀어냈고, 오히려 여기에 몇권을 더 풀었다(정확히 몇권인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공부하니 성적이 정말 올랐다.

단순히 문제를 많이 풀어본 것도 있지만, 언어의 경우에는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 몇가지 도움이 된다. 일단 교과서에 나오는 지문을 거의 외울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문제집들을 풀어보면 교과서에 나오는 생각해보기 등에 대한 것을 계속해서 생각하게 되는데 내신시험에서는 이런 부분이 많이 출제되기 때문이다. 흔히들 농담삼아 '교과서만 봤어요'라는 말을 하는데 언어는 정말 교과서 안에 모든 것이 있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부터 자습서를 구입해서 자습서를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

이런식으로 시험을 치며 찾은 요령은,

1. 일단 학교 선생님이 내시는 시험이기 때문에 수업 필기를 최대한 잘 해둔다.
2. 자습서를 사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모두 외운다 특히 서술형을 대비한다면
3. 문제를 많이많이많이 풀어본다(몇백문제가 아니라 몇천문제 정도는 풀었던 것 같다)
 

다음으로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언어에 있어서 2번째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내신시험은 어느정도 요령을 파악했지만... 모의고사는 그렇게 할 수가 없지 않는가! (고1때는.. 모의고사 60점~70 정도에서 왔다갔다 했던 것 같다) 언어는 내신보다 좀 더 장기적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테스트해보는 것은 좀 무리가 있었고, 그냥 열심히 공부했었다, 아니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역시 정말 열심히 한 것은 아니었어서 성적이 잘 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겨울방학 즈음에 친구를 따라 판타지, 무협 등의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좀 후회되는 시기였는데... 거의 폐인처럼 지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 고2때 본 모의고사에서 80점 중반을 찍었다......... 확실히 책을 많이 읽는 것은(소설 책일지라도) 일단 읽기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언어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절대절대절대 비추한다. 왜냐하면 언어가 20점정도 올랐지만, 수리,외국어,탐구가 각각 10점 이상씩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무튼 저 방법은 안되고, 다음으로 고등학교 선생님과, 학원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찾은 방법이 있다. 언어는 크게 듣기, 쓰기, 비문학, 문학으로 나뉘는데, 듣기는 집중하고 메모하며 보면 잘 볼 수 있으니 생략하고, 쓰기는 고2때 배우는 생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한 후에, 약간의 센스만 기르면 충분히 잘 볼 수 있다. 

문제는 문학과 비문학인데... 사실 문학은 인터넷강의 등을 통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문학을 접하는 것이 좋다. 문학은 사교육을 약간 이용해 배웠으므로... 내가 적을 수 있는 건 많지 않은 것 같다. 

비문학은 언어 모의고사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그래서 고득점으로 향할수록 비문학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비문학은 매일매일 딱 2지문씩만 풀면 된다. 물론 여기서 2지문을 푸는 것은 단순히 문제풀고 답맞추고 틀린거 해설보고 끝이 아니다.

우선 문제를 푼다(지문당 일정 시간을 두고, 그 시간 안에). 그리고 채점을하지 않고, 시간제한을 두지 않고 꼼꼼하게 다시 한 번 풀어본다. 그다음 채점을 해본다(답은 체크하지 않고, 맞고 틀리고만 체크한다). 틀린답이 있다면 다시한번 꼼꼼하게 지문과 비교하여 확인해본다. 이때 틀린답을 확인해보는 과정에서 정말 문제집과 싸운다는 느낌으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답을 분석한다. 단순히 아, 내답이 틀렸으니 그럼 이답이 맞겠구나 이런 식의 리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논리적으로 꼼꼼하게 정말 마음깊이 찝찝함이 남지 않을때까지 생각해보고 따져봐야한다. (나는 한문제에 최대 1시간까지 걸려봣다) 이런식으로 하게 되면 평균적으로 2지문을 풀어보는데 30분 정도가 걸린다.

대신 정말 공휴일이고 뭐고 매일매일 풀어야한다. 매일매일 공부한다면 1년만 공부해도 700지문 정도를 풀 수 있는데 문제집 1권당 보통 30~40지문씩 있으니까 1년이면 문제집 20권 분량을 푸는 것이다. 좀 더 욕심이 있다면 하루에 3~4지문을 푸는게 좋지만 그렇게 되면 질려서 그만두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균형을 2지문으로 맞추었다.


정리해보자면

1. 쓰기는 생활국어 교과서를 열심히 공부하고, 쓰기 문제집을 따로 풀어서 센스를 늘린다.
2. 문학은 최대한 많은 작품을 접한다.
3. 비문학은 하루 2지문씩 꼼꼼하게 매일매일 푼다.

 언어는 수학에 비해서 자신있는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주저리주저리 쓰게 됐지만.. 언어가 공부해도 오르지 않는다는 말이 사라질 수 있길 바란다.